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는 우크라이나 북부 키예프 주 프리피야티 인근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다. 공식 명칭은 V.I. 레닌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이며, 1970년대에 건설되어 구소련의 주요 전력 공급원 중 하나로 기능했다. 이 발전소는 흑연 감속 비등경수형 원자로인 RBMK-1000 모델을 채택했다. 사고 발생 전까지 총 4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었으며, 추가로 5호기와 6호기가 건설 중인 상태였다.
1986년 4월 26일, 발전소의 4호기에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전력 공급 중단 상황을 가정한 비상 발전 시험을 진행하던 중 일어났다. 운전원들의 안전 수칙 위반과 RBMK 원자로 특유의 설계 결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노심 내에서 제어되지 않는 연쇄 반응이 일어났고, 이로 인한 증기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원자로를 덮고 있던 상부 구조물이 파괴되면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직접 방출되었다.
사고로 인해 방출된 방사성 낙진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발전소 인근 도시인 프리피야티를 포함한 주변 지역 주민 수십만 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발전소 반경 30km 구역은 '체르노빌 제외 구역(CEZ)'으로 지정되어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었다. 방사능 노출로 인해 수많은 작업자가 사망하거나 후유증을 앓았으며, 인근 지역 어린이들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급증하는 등 장기적인 보건 및 환경적 재앙을 초래했다.
사고 수습을 위해 소련 당국은 4호기를 콘크리트로 덮는 '석관(Sarcophagus)' 구조물을 긴급히 건설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석관이 노후화됨에 따라 붕괴 위험이 제기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신규 안전 봉인 시설(NSC)'이라는 거대 금속 돔을 제작하여 2016년에 설치를 완료했다. 나머지 1, 2, 3호기 원자로는 사고 이후에도 한동안 가동을 계속했으나, 국제 사회의 압력과 안전 문제로 인해 2000년 12월을 끝으로 모든 원자로의 가동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현재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는 원전 해체 절차를 밟고 있으며, 방사성 폐기물의 영구적인 처리를 위한 관리가 진행 중이다. 이 사고는 전 세계 원자력 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으며, 원전의 설계 기준과 안전 규제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의 발길이 끊긴 제외 구역은 아이러니하게도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되었으나, 여전히 높은 방사선 수치로 인해 사람이 거주하기에는 부적합한 상태로 남아 있다.